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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며 관광지 코스도 문제지만, 그보다 가장 더 신경을 썼던 부분은 단연 식사코스 였다. 흑돼지제주갈치를 제외하더라도, 요즘같이 블로그 포스팅이나 SNS를 통해 맛집 추천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인터넷 나라엔 조금만 검색해도 제주도 맛집에 대한 정보가 무궁무진했다.


그중 유독 돋보였던 맛집이 있었는데, 바로 오늘 포스팅 하게 될 '슬슬슬로우'라는 곳이다.



검색 포털에 슬슬슬로우를 검색하게 되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1482라는 주소가 나오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점은 해당 주소로 네비를 찍고 이동하면 '슬슬슬로우'가 나오는게 아닌, 함께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 '슬슬슬리핑'으로 가게된다. (즉, 슬슬슬로우의 뒷길에서 네비가 종료된다.) 



그래서 포털에서 검색되어 네비가 안내해준 장소에서 조금 더 전진한 후 우회전을 받아서 큰길로 나가보면 우측에 비로소 '슬슬슬로우' 가 보이게 된다.


매장 전면을 찍는데, 밥.술.차.잠 이 눈에 돋보였다. '그래, 휴가를 와서 저정도만 있으면 충분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은 정돈이 된듯 안된게 뭔가 내가 좋아하는 빈티지 스타일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알고보니 제주도 대부분의 장소가 이런 컨셉이었다...)







내부는 조금 더 빈티지한게 계산 밖이었지만 충분히 예상했던만큼 예뻤다. 식당이라기보단 그냥 예쁜카페 더 심하게 오버하면 친구네 집 놀러온 느낌?
인테리어는 잘 모르지만 예쁜건 아는 나로썬 전체적인 느낌은 통일감이 있지만 그 안에 꾸며놓은 장식들은 정말 중구난방이었다. 이것저것 예쁘고 느낌있는건 다 모아놓은 느낌?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디자인을 좋아해서 지저분해 보인다기보단 마냥 예뻐보였다.



메뉴판은 상기 이미지와 같이 그냥 나무판떼기에 매직으로 스윽스윽 적어놓았는데, 그당시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막상 포스팅을 하기위해 사진을 정리하며 보자 조금 너저분해 보이는건 사실이다. 우린 이곳 다음에 또 먹어야할곳이 있었기에 간단하게 '돔베라면 + 땡초김밥'만 시켜서 먹어보기로 했다. 



식사를 기다리면서 휴지를 받쳐놓은 제주도 현무암에 대해 이야기 하였는데, 현무암을 기념품으로 하나 가져가고 싶지만 대부분이 알다시피 제주도 현무암은 가공된것을 제외하고 자연적인 돌은 가져오면 안된다. (혹시 몰랐다면 참고 하시길.) 



사실 위에까지의 가게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분위기 때문에 이곳 '슬슬슬로우'를 포스팅 한게 아니다. 이곳 슬슬슬로우의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우리가 시킨 돔베라면과 땡초김밥은 상상 그 이상의... 정말 맛있었다!


라면은 비오는날에 너무나 잘 어울리게 적당히 칼칼하고 깔끔했으며, 특히 추가된 돔베고기(=제주도에서 갓 삶은 흙돼지 요리를 돔베라고 한다.)는 일반 돼지고기와는 다른 맛을 냈다. 또 함께시킨 땡초김밥은 일반 땡초김밥을 시키면 안에 땡초고추를 덩어리째 같이 잘라 주지만 이곳은 땡초의 매운맛을 밥에 묻혀 알싸하게 맵고 맛있었다.


사진 비쥬얼만 보면 김밥보다는 돔베라면이 더 매워보이지만 사실 라면보다는 김밥이 훨씬 더 맵다. 



한창 라면과 김밥을 먹고있는데, 밖에서 백구 한마리가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새끼를 낳은 어미개인지 젖이 제법 차올라 있었는데, 우리를 빤히 쳐다보길래 사진을 찍으려 하자 카메라를 의식한듯 휙 돌아서버려서 아쉬웠다. 비를 맞고 있음에도 별로 아무일 아닌듯한 강아지의 표정에 안쓰럽진 않았다. 





제주도에 도착하자 비가와서 조금 화가 났던것도 사실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자 이 비까지 예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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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으로 '슬슬슬로우'의 모든 매력을 표현할 순 없었지만 제주도 동부지역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또 이미 동쪽이라면 한번쯤 들려서 돔베라면과 땡초김밥 (다른것도 무관)을 꼭 한번 먹어보길 반드시 추천한다. 후회따윈 없을듯.



슬슬슬로우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