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 타는 목마름으로
폭압적 정치상황 속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고대하겠다는 신앙적 기다림은 표제시인 「타는 목마름으로」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중략)…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이 시집은 『황토』에서의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신앙적인 확신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 시를 원작으로 1980년대 초중반 당시 연세대 학생이던 이성연이 민중가요로 작곡하여 대학가를 중심으로 구전되어 민중가요가 널리 퍼지기도 하였다.
김지하의 원작시가 1970년대 후반 내내 출간조차 되지 못한 채 필사의 형태로만 전파되다가, 1982년 창작과비평사에 의해 출간된 후 금세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오랫동안 금지된 반독재투쟁의 상징 같은 시였고, 이 노래는 이 시의 가장 절절한 구절을 소리 높여 통곡하듯 부르도록 작곡되어 있었던 것이 수용자들의 큰 반향을 얻은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구조가 취약한 악곡을 노래운동 집단인 새벽의 작곡자 문승현이 기타와 올갠 연주의 장중한 분위기로 편곡, 결점을 보완하여 비합법음반 『민주주의여 만세』(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5)에 수록하였다. 공연에서는 주로 이 편곡을 바탕으로 남성 독창자가 부르는 방식으로 연주된다. 『민주주의여 만세』 수록 버전에서는 2절의 마지막 부분 하행 선율을 상행 선율로 바꾸어 피날레의 느낌을 주도록 마무리했는데, 198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구전 과정에서 2절 마지막 부분에 ‘만세 만세 민주주의여 만세’라는 4마디의 고음 선율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변형되어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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